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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라 불편하고, 그래서 흥미롭다.
『그믐』에 이어 장강명의 책 중 두 번째 읽은 책이다. 『그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소설로 사회의 부조리함과 인간의 추악함을 고발한다. 국가정보원의 댓글 조작을 통한 선거개입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설이다.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기자 출신 작가답게 풍부한 취재와 비상한 상상력으로, 생동감 넘치는 소설을 완성한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소설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커뮤니티를 망하게 하는 방법이나 과정, 안마방이나 텐프로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불편하기까지 하다. 진실이 왜곡되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손들의 선동에 의해 사상의 균형을 잃어가는 등 여론조작의 폭력성을 선명히 드러낸다.
팀-알렙의 세 청년은 비상한 두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비사회적이고, 비도덕적인 인물이다. 그들은 정보기관, 경제단체의 인물이 모인 합포회라는 은밀한 조직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진보 성향 카페나 게시판을 공격해서 망하게 하거나 인터넷 세상에 새로운 사상을 심게 하는 등의 일을 하고 거액의 돈을 받는다. 그들은 텐프로나 안마방을 드나들면서 벌어놓은 돈을 탕진한다. 그들의 작업은 갈수록 대담해져 K신문을 궁지에 빠뜨리기 위해 정교한 음모를 꾸민다.
등장인물
삼궁
20대 남자로 팀-알렙의 멤버로 전략을 담당한다. 잘생긴 외모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으며 대인관계에 능숙하다. 천부적 거짓말쟁이로 사기꾼 기질이 다분하다.
찻탓캇
20대 남자로 팀-알렙의 멤버로 삼궁이 초안을 잡으면 고치는 일을 담당한다. K일보 기자 임상진에게 언론조작 사실을 폭로하는 인터뷰를 한다.
01査10
20대 남자로 팀-알렙의 멤버로 기술적인 면을 담당한다. 컴퓨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지만, 대인관계가 서툴다.
지윤
찻탓캇의 여자친구로 유흥업소 도우미다.
이철수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남자다. 합포회의 멤버이자 브레인이다. 팀-알렙을 조종하는 핵심 인물이다.
회장
정치 거물로 추정되는 인물로 이철수에게 지시를 내린다.
본부장
40대 중반쯤의 남자로,경제 단체 소속으로 합포회의 멤버이다.
팀장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남자로, 국가정보원 소속으로 합포회 멤버이다.
임상진
K신문기자로,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에 이용당한다.
인상적인 구절
"요즘 정치하는 친구들은 그걸 몰라. 경제가 사회 분위기를 결정하는 게 아니야. 사회 분위기가 경제를 결정하는 거야.
집단의 힘, 군중의 마음!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품게 되면, 주변이 다 잿더미고 쓰레기산이어도 상관없어.
인간은 강한 거야. p. 147
나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어. 그걸 위해 한평생을 불살랐지. 하지만 지상낙원은 믿지 않아. 그런 게 존재할 수가 없잖아. 인간이 천사가 아닌데, 어떻게 낙원에 살 자격이 있단 말인가.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