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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시고백> 김려령

생각의 근육 2018. 10. 25. 02:27

가시고백 등장인물 관계도

등장인물 캐릭터

민해일

도둑이다. 생계형 도둑은 아니다. 친구들과 적당히 잘 어울리면서 여유가 있어서 친구들이 묘한 매력을 느낀다.

 

허지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다. 그 후 2년 뒤 엄마가 재혼하셔서 새아빠와 살고 있다. 부모의 이혼과 친아빠의 외도로 상처가 많다. 담임을 좋아하다 해일의 집에서 해일이 형 해철을 보고 반하게 된다.

 

박진오

욕도 잘하고 재밌고 호탕하다. 감정에 솔직한 아이로 해일과 친하지만 해일과는 상반된 성격이다.

 

정다영

반장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쭉 반장을 해왔다. 올해는 반장 투표 1위였던 지란이 양보하면서 반장을 하게 됐다. 책임감 있고 친구들을 배려하면서도 생색은 내지 않는다. 해일을 짝사랑한다.

 

미연

친구들 사진을 찍어 일부러 못생기게 나온 것만 본인 블로그에 올린다. 친구들을 깎아내리며 본인이 그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밉상이다.


조용창

해일의 담임이며, 차가운 듯 직설적이지만 따뜻한 면도 있다. 과거에 제자에게 받은 상처가 있다.

 

인상 깊었던 글귀

 

담임은 연구실이 떠나가도록 웃었다. 고구마 줄기와 병아리, 그리고 백숙·····. 이 소박하고 따뜻한 말들을 열여덟 살 남학생에게 들었다. 고등학생의 뇌는 무조건 대학으로만 채워야 할 것처럼 세상이 떠들어 대는 바람에, 본인들도 그래야 하는지 알고 0.1점마저 절박해한다. 대학을 통과하지 않으면 추레한 인생이 될 거라는 무언의 협박에, 점수와 동떨어진 세계를 탐색하는 아이들은 죄라도 진 것처럼 큰소리를 내지 못했다. p. 111

 

해일의 걸음은 집이 가까워질수록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 오늘 반드시 뽑아내야 할 가시 때문이다.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 있다. 뽑자. 너무 늦어 곪아 터지기 전에. 이제 와 헤집고 드러내는 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생을 살 수는 없었다. p. 247

 

책을 읽고

가시고백이라는 따뜻한 책을 만나 기뻤습니다. 이 책은 해일이라는 고2 학생과 같은 반 친구들,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해일은 도둑입니다. 생계형 도둑은 아니고, 그저 몸이 먼저 움직여서 물건을 훔치는 도둑, 도둑이지만 이상하게 짠하면서 정이 갑니다. 심지어 매력적이기까지 하죠. 손은 마음보다 빠르게 움직여 물건을 훔치고 있지만, 훔치고 난 후에는 늘 자책과 불안 그리고 이 일을 언제 끝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힘들어하죠. 이런 해일이 이 일을 청산하기로 마음먹기까지의 이야기는 마음 깊숙한 상처까지 어루만져 주는 듯한 작가의 따스함으로 채워집니다.

 

우선, 해일의 집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읽을 때면 피식 웃었다가, 가슴 찡해지기도 합니다. 평범하고 책임감 있는 부모, 철없어 보이지만 착하고 성격 좋은 형 해철 그리고 해일이 부화에 성공한 병아리까지 모두 친근하고 포근합니다. 해일이 도둑이지만, 미래에는 더 바르고 좋은 아이로 자라겠구나라고 이 가족을 보면서 위안합니다.

 

작가는 해일의 학교생활과 친구들 이야기도 유머러스하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풀어냅니다. 겉으로는 밝아 보이지만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마음의 상처가 많은 지란이 친구들에게 상처를 드러내면서 어긋난 관계들을 조금씩 회복하는데요. 이처럼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사람과 상처를 드러내는 용기는 아픔을 치유하는 좋은 약이 되어 지란을 위로합니다. 해일도 마찬가지, 물건을 훔치다 들켜서 고백하긴 했지만 그 고백이 해일의 가슴 깊숙이 박힌 가시를 빼내어주는 고백이 됩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해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던 진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죠. 저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에 박혀있는, 아직 빼어내지 못한 고백들을 어루만져 주고,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