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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안짱다리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 많으시죠? 저희 아이 지금 일곱 살인데 여섯 살 후반부터 약 7개월가량 잘 때 교정기 착용하고 지금은 경과가 좋아 졸업했습니다. 고민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 몇 달이 지났지만 후기를 남깁니다.
목차
저는 아이가 다섯 살 정도일 때 안짱다리가 심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걸을 때 보면 확실히 티가 나더라고요. 그런데 안짱다리를 막상 병원에서 치료하려고 하니 덜컥 겁부터 나더라고요. 교정기를 차라고 할 것 같은데 어른도 힘들 것 같은데 아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얼마나 괴로울까? 그렇게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여섯 살까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어린이집 체육 선생님이 수업에 축구가 있는데 아이가 안짱다리가 심해서 자기 발에 걸려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안짱다리를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거든요. 선생님이 너무 걱정 말라면서 본인 아들도 깔창으로 치료를 했다고 알려주었어요. 그래서 깔창 정도면 해볼 만하겠다 하고 근처 일산에 있는 동국대 일산병원을 갑니다.
안짱다리 검사
먼저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기 위해 자세 검사실로 갑니다. 거기에서 첫 번째로 엑스레이 판 같은 곳 위로 한 발씩 걸어서 아이 발 모양을 확인합니다. 그다음에는 러닝머신 같은 곳에서 아이가 걷는 모습을 촬영합니다. 촬영한 것을 바탕으로 깔창으로 교정할건지 교정기로 할 건지 담당의와 상담을 진행합니다. 각도가 심하지 않으면 깔창으로 진행을 하는데 저희 아이는 각도가 너무 심해서 교정기를 하기로 합니다. 여덟 살만 돼도 교정이 더디다고, 더 늦기 전에 잘 왔다고 하시네요. 거기까지 간 이상 교정기가 무섭다고 피할 수는 없더라고요. 걷는 영상을 보니 생각보다 상태가 심했습니다. 교정기를 맞추기로 하고 시간이 걸리니 일주일 뒤에 찾으러 가기로 합니다. 일주일이 고민과 미안함과 자책으로 너무 길고 힘들더라고요. 일주일 후 교정기를 찾으러 갑니다. 이 쇳덩이를 아이가 잘 찰 수 있을까 정말 걱정이 많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가 거부감을 가지지 않게 이 로봇발차면 로봇처럼 엄청 멋있어진다고 얘기해 주셨어요. 저희 아들, 로봇이란 단어에 약간 흥미를 느끼더군요.
교정기 착용 시간, 교정기간은?
교정기는 잘 때 연속으로 4시간 이상 해줘야 효과가 있습니다. 기간은 1년 정도 생각한다고 하셨어요. 나이나 각도에 따라 기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 빨리 교정되려면 티브이 보거나 깨 있을 때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연속 4시간이 안되면 큰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깨있는 시간에 차면 길어야 한 시간을 넘기기가 힘들어요. 교정기는 차면 걸을 수가 없거든요. 교정기 찬 상태로 서거나 걸으면 엄청 위험하니 꼭 주의해 주세요. 서거나 걷는 건 거의 불가능하긴 해요. 시간은 연속으로 길게 찰수록 효과가 더 좋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 수 있으니 아이가 적응하도록 조금씩 끊어서 해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병원 가는 횟수
병원은 한 달에 한 번씩 갑니다. 자세 검사실에서 사진과 영상 찍고 의사선생님과 상담하면서 각도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합니다. 병원 갈 때는 교정기를 꼭 가져가셔야 해요. 아이 발 각도에 맞게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발 모양을 잡아주도록 교정기 각도를 조정해 줍니다. 한 달 후에 병원을 찾았을 때 각도가 좋아졌다면 교정기 각도도 조정해서 가져오셔야 해요.
아이의 교정기 적응
집으로 돌아와서 계속 아이에게 로봇발이 얼마나 멋진지에 대해 얘기를 하고 더 멋있어지자고 얘기를 해줬어요. 처음에는 자기 전에 교정기를 채워서 재웠는데 거부감 없이 잘하나 싶더니 자다가 깨고 답답해하고 해서 1-2시간 정도만 했던 것 같아요. 마음이 약해서 아이가 힘들어하면 더 참고해 보라고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다음날부터는 잠이 들면 교정기를 채워줬어요. 교정기를 차고 재우면 잠자기까지 답답할 수 있으니 초반에는 잠들면 해주는 것을 추천해요. 물론 예민한 아이는 교정기 채울 때 깨서 울 수도 있지만 저희 아이는 거의 안 깼어요. 처음 1-2주는 거의 1-2시간 정도 했어요. 중간에 깨서 힘들다고 하면 조금만 더 참아볼 수 있겠어? 물어봐서 아이 의견대로 해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아이는 참을성이 있고, 교정에 대한 의지가 있어서 힘들어도 참고 더 해보려고 노력은 하더라고요. 두 번째 힘들다고 할 때는 거의 풀어줬어요.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고 무리하면 거부감이 생길 수 있으니 한 번 정도만 더 견뎌보게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말 처음에는 아이가 힘들어하면 저도 자면서 울고 많이 마음이 약해지더라고요. 남들은 안 겪어도 되는 일을 내 아이한테만 겪게 하는 것 같고, 조금 더 일찍 병원 갔더라면 고생을 덜 했을까 싶기도 하고, 아이는 육체적으로, 엄마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에요.
아이옆에 자면 아이가 뒤척이면서 자니 엄마가 교정기에 맞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꽤 아픕니다. 그리고 벽 쪽에 재우면 교정기 때문에 벽지손상 있을 수 있으니 벽 쪽에 쿠션 같은 것을 대놓으시면 좋아요. 저희는 범퍼침대를 안 버리고 놔둬서 거기서 재웠어요. 처음에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지만 한 달, 두 달 지나면 정말 거짓말처럼 아이가 교정기에 적응을 합니다. 중간에 깨지 않고 6시간 정도 하거나, 가끔 아침까지 쭉 할 때도 있더라고요. 물론 아이의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죠. 엄마가 잘 타이르고 위로해 주고 힘을 주면 아이는 생각보다 잘 해냅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칭찬스티커나 선물 같은 걸로 보상을 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1년 걸린다 했지만 7개월 만에 졸업!
약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을 합니다. 저희는 맨 첫 달부터 잘하고 있다고, 좋아졌다고 하셨어요. 매달 갈 때마다 경과가 좋다고 칭찬을 받고 6개월째에 갔더니 한 달만 더 하면 더 안 차도 될 것 같다는 말을 듣습니다. 저는 사실 교정 후기들을 보고 1년이라고 했지만 1년이 더 걸리겠구나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7개월 만에 교정기 졸업을 했어요.
하루도 거르면 안 되나?
의사선생님은 하루라도 안 하면 안 된다고 하셔서 초반에는 시댁에서 하룻밤 잘 때도 가져가고, 친정 갈 때도 가져가고 정말 하루도 안 빠지고 했었어요. 5개월 차에는 제주도 여행을 3박 4일로 갔는데 과감히 안 가져갔습니다. 제 생각에는 여행이나 장거리 가실 때는 하루 이틀 안 하는 거 크게 상관없는 것 같아요. 물론 교정기간이 조금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여행 가서까지 교정기를 하고 자야 한다는 거 너무 스트레스잖아요. 부피도 커서 가져가기도 너무 짐 되고요. 제 경우 여행 가서 3일 연속 교정기 안 한 달 결과도 좋았거든요.
교정기 비용은?
처음 진료 간 날은 검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자세 검사비 20~30만 원 정도 생각하셔야 해요. 교정기 비용은 100만원 중반대 정도 됩니다. 검사는 내원할 때마다 하지만 비용은 초반에 한 번만 냅니다. 두 번째 진료부터는 기본 진료비 2~3만 원 정도 나옵니다. 대학병원이다 보니 기본진료비가 좀 비쌉니다.
교정기 부작용
교정기를 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심리적으로 아이가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을까? 이게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요. 저희 아이 경우는 큰 스트레스는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교정기를 하기 전보다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더 해지긴 했겠죠. 그러나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힘들지만 참아보고 이겨내면서 심리적으로도 더 강해진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한창 클 나이인데 교정기로 인해 키가 안 크면 어쩌나 고민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잘 시간에 성장호르몬이 나오는데 교정기를 하다 보면 숙면이 힘들 때도 많고, 또 교정기가 다리를 꽉 조여주고 있으니 키 크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의학적으로 정확히 상관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험상은 교정기하고도 잘 컸습니다.
교정기 통증
교정기를 하면 아이는 아플까요? 아니요. 통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답답함이 있습니다. 제가 느껴본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인지 짐작은 잘 안 됩니다. 답답함이 많이 심하다면 아이가 그렇게 잘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네요. 6시간 넘게 한 경우는 교정기를 풀어보면 멍 자국이 보일 때도 있어요. 멍 자국 보면서 많이 울었네요.
안짱다리 원인?
기사에서나 의사분들이 보통 W자세로 앉는 것이 안짱다리 원인이라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저도 어릴 때 그 자세로 많이 앉았고, 사실 저도 안짱다리입니다. 저희 아이도 W자세로 많이 앉아서 고치려고 잔소리를 엄청 많이 했어요. 하지만 얘기하면 그때뿐, 얼마 있다 다시 그 자세가 되어있어요.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을까? 답답하지만 그 자세가 편하니까 자꾸 그렇게 앉는 거겠지요. 앉는 자세가 안짱다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긴 하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의 친구들만 봐도 10명 중 7명 정도는 그렇게 앉고 유치원에서 바닥에 앉아서 활동하는 사진을 봐도 과반수 넘는 아이가 그렇게 앉아있어요. 그럼 왜 유독 우리 아이만 안짱다리가 심할까? 유전적, 선천적 원인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네요.
교정기를 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
의사 선생님이 많이 강조한 부분은 아이의 자세입니다. 교정기와 평소 자세 교정이 함께 되어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죠. 저희 아이는 발목 부분도 안짱이지만 허벅지 부분도 안쪽으로 말려있다고 하셨어요. 허벅지 부분은 자세나 재활치료로 교정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자세에 신경을 썼습니다. 교정기를 시작하면서 앉는 자세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하루에 2-30번은 얘기한 것 같아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바닥에서 생활할 때는 앉는 자세 꼭 신경 써달라고 담임선생님께 부탁해 주세요. 지금은 교정기를 졸업했지만, 지금도 앉는 자세에 대해서는 많이 지적하고 있어요. W자세와 무릎 꿇는 자세 둘 다 좋지 않으니 지겨울 정도로 잔소리해 주시고, 아이에게 왜 그렇게 앉으면 안 되는지도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되도록 좌식생활보다는 입식 생활을 위주로 하게 해 주세요. 아무래도 바닥에 앉다 보면 자세가 나빠질 수 있으니 의자에 앉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저도 색칠공부, 그림 그리기 공부상에서 하다가 교정을 계기로 의자, 책상 세트 샀어요.
안짱다리 교정 적당한 나이는?
4-5세 이전에는 다리 모양이 휘었어도 성장하면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켜보다가 5세 후반이나 6세 정도에도 안짱다리가 심하다면 병원에 내원하시길 권합니다. 6-7세에는 곧은 다리로 돌아와야 정상이라고 하네요. 아이 나이가 6살 이후이고 안짱다리 심하다면 가보시는 걸 추천해요.
안짱다리를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안짱다리가 단순히 보기 싫은 문제라고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안짱다리가 심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좋아지지 않는다면 골반 틀어짐이나, 관절염, 성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안짱다리 교정기 치료 후기 나눠봤습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아이의 곧은 다리를 보면 더 늦기 전에 해주기를 잘했다고 생각해요. 고민이신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